신형주 시인 / 빈집 외 1편
|
신형주 시인 / 빈집
마당에 무성하게 자란 초록 함성들 낡은 철제문 열어젖혔다 녹슨 시간의 가루들 부스스 떨어져 내린다 빈집의 쇄골이 드러난다 풀섶 사니 손 잃어버린 목장갑 한짝 저 혼자 골똘하다
-詩集 <내일 헤어진 사람>에서
신형주 시인 / 얼음 호수
구름이 걷다가 미끄러지고 달빛이 미끄러지고 철새 소리가 미끄러지며 뒤엉킨다 햇살이 노크를 해 보지만 단단한 서슬의 표정 짓고 부답 묵묵 침묵의 두께를 알 수 없다 밤새 눈이 호수를 덮은 어느 날 그가 꽝꽝 목 놓아 울었다 설해목이 같이 울어 주었다 허공의 한복판에서 울음과 울음이 만났다
-詩集 <내일 헤어진 사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