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시인 / 소래포구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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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 시인 / 소래포구
'등 굽지 않은 새우가 오만 원!' 입담 좋은 장 씨 너스레에 깜짝 놀란 망둥이 펄쩍 뛰고 날카로운 가위 곧추세우는 꽃게 의뭉스러운 갑오징어 슬그머니 지린 검은 똥에 얌전하게 누웠던 병어가 코를 막고 몸을 뒤집는 난장 저만 제 말인지 모르는 됫박 위 곱사등 새우 톡톡 튀어 소란한 틈으로 한바탕 소나기 우르르 물러간 포구에
배 든다 날 비린내 칠칠찮은 바다가 쏟아진다
김윤아 시인 / 섬이 되시렵니까
관절과 관절 사이 물렁섬 물렁섬을 우려내 당신은 부러진 송곳니가 날카롭게 우는 법을 배웠다 아주 오래전 여백을 가득 채운 새벽달로 체온을 포개 덮은 계절이 있었다
여백은 섬이 섬을 부르는 방식
비 많은 날의 경계에 쌓인 수많은 잡동사니 쓸려 내려간 당신과 쓸려 내려온 당신이 폐허로 남은 섬을 아는가 찌그러진 고백이 묘하게 일상적인 날 스스로 섬이 된 여자가 고립을 모른다하고 날카로운 울음이 둥둥 떠다니는 당신의 섬
수레국화 눈빛이 흔들리는 초저녁
당신이 부르짖는 목소리가 낮부터 나온 초승달 등허리에서 미끄러져 어디론가 흩어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당신과 당신의 여백 밖으로 한 발짝 물러서 찢어진 여백을 읽어야 하는 방식의 놀이 속에
당신의 섬에 당신은 있습니까
먼 옛날부터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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