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미선 시인 / 소풍 외 2편

파스칼바이런 2025. 8. 31. 18:36

미선 시인 / 소풍

 

 

아기별의 수정 구슬 연잎 위로 데구르르,

거미 한 마리 슬그머니 긴 다리 거두자

강물 소리 밀려온다.

불시착한 수만 년의 신호에 온밤이 흔들렸다.

 

비구름이 쉬어간 자리 반짝 빛이 든다.

진창 위에 뿌리를 둔 연분홍

아이들 웃음소리에 화들짝 깨어난다.

앞산에 안기는 새소리 푸른 안부를 전한다.

 

프사만으로도 휘둘리는 마음

너처럼 맑아질 수 있을까,

연잎 위 우주 하나 고요히 출렁인다.

 

 


 

 

미선 시인 / 자화상

 

 

한 겹만 벗겨서는 모른다.

반백년도 더 덧씌운 것들이다.

 

 


 

 

미선 시인 / 여기 꽃, 있다

 

 

눈에 안 띌까

팔 벌려 흔든다.

 

그늘진 낙엽 더미 속

소리 없는 탄생

 

쭈그리고 앉아 바람을 읽는다.

가진 거 없어 멀미 나게 흔든다.

 

별은 그대 발아래 있다고

작아서 더 서럽게 흔든다.

 

 


 

미선 시인

전남 여수 출생. 전남대학교 여수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정 수료. 2022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봄날에는 만나야지』. 전남문인협회 회원. 리토피아문학회, 순청여성문학회 회원으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