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이점순 시인 / 봄밤에 그대도 깨어 있나요

파스칼바이런 2025. 9. 5. 21:19

이점순 시인 / 봄밤에 그대도 깨어 있나요

 

 

한 잠자고 나면 별빛이 구름 뒤에서 서성이며

뭉그적거리는 나를 본다.

"그만 일어나시지? 뭉그적거리지 말고~"

기분 좋은 미소로 내 손을 끌어 일으키는 별빛에 싫찮은

눈흘김을 주면서 몸을 세운다.

새것으로든 남의 손때 묻은 것으로든 내게와 머리맡에서

서성이던 책들을 주섬주섬 정리하며 한 권을 든다.

'적요 숨 쉬다' -이적요, 글 그림

그의 일상 속 상념을 엿보는 시간에 나를 반성한다.

예술의 혼이 다른

예술의 공간이 다른

예술의 상황이 다른 적요와 나의 숨쉬기를 가름해본다

아니 입맞춤처럼 맞대어 본다.

스무 살 적 부끄럼은 아니지만 세월이 지나간 얇은

자존심은 아니지만 살아 온 흔적이 여유롭지 않았지만

나를 담금질하고 모서리를 사포질해 寂寥(적요)의 시간에 나를 가둔다.

 

육십 나이가 되면서 부쩍 손등을 덮고 있는 살갗의

쪼골거림이 유난해 진다.

지난여름을 견디느라 흙빛으로 윤이 났던 살색도 희끄무레하니

도시색이다

겨울 칼바람에도 풀이 죽지 않은 풀이 서서히 등을 세운다.

심심한 겨울이 가고 호미질에 어깨며 허리 서껀 아우성치겠지만

기대가 사뭇 차 오른다.

홀로 깨어 있는 봄밤에.

 

 


 

이점순(李點順) 시인

전북 남원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과 졸업. 2013년 월간 문학세계 등단. 시집 : 《잡담》. 진안문인협회 이사. 인성 전통놀이 강사. 진안 성수 주조장 운영. 전북 진안군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