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최백린 시인 / 아왜나무

파스칼바이런 2025. 9. 18. 08:00
최백린 시인 / 아왜나무

최백린 시인 / 아왜나무

 

땅끝 제주가든 위에 떠 있는 하현달

달빛에도 연둣빛 이파리는 반짝여서

자꾸 손가락으로 빗질하고 싶은데

그대 머리카락 같은 저 나뭇잎들은

한겨울 눈발에는 더 반짝일 것이,

나무 잎에 쌓인 눈은

높바람에도 미끄러지고

식당 앞마당 반짝이는 나무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어,

이 나무 이름이 뭐예요

아왜나무요

이름이 이렇게 외로워 본 적은 처음이라

송호항의 밤을 걸었다

항구는 아왜나무 위에 뜬 하현달을 공유하고 있고

그대 역시

하현달이 사라지면 새달이 뜰 것이라고 믿게 됐으면,

달은 언제나 새살이 나면서 떠오르는데

-웹진 『시인광장』 2025년 9월호 발표

 

 


 

​최백린 시인​

2021년 《열린시학》 등단. 『미디어 시인』에 최병호의 「퀘렌詩아」 연재 중. 『웹진시산맥』에 최병호의 「투詩」 연재 중. 현재 한국작가회의, 한국시인협회 회원이며 웹진 『시산맥』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