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최우서 시인 / 잔잔히 내려앉은 밤 외 6편

파스칼바이런 2025. 11. 3. 08:00
최우서 시인 / 잔잔히 내려앉은 밤

최우서 시인 / 잔잔히 내려앉은 밤

 

 

잔잔히 내려앉은 밤

아늑하고 고요한

그곳은

언제든지 자리를 내어 주어요

 

당신처럼 밝게 비추는

가로등 포근함은

강물에 투영되어

 

사랑 물결 넘쳐흐르고

 

간간히 지나가는

자전거 불빛은

당신 인양 내 눈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고 있어요

 

귀에서 맴도는

달콤한 음악은

당신 품에서

더 달콤한 호흡하게 하고

 

당신을 만나는 시간은

 

온몸과 마음이 당신이 되어가요

 

지친 하루의 피로는

은빛 반짝이는 강물에 얹어놓고

 

잔잔히 내려앉은 밤

당신의 사랑은 깊어만 가요

 

 


 

 

최우서 시인 / 그대의  향기

 

 

그대 담은 마음 한 자락에

바람을 타고 꽃향기에 머물러

내 숨에  호흡할 때

 

그대 숨 가쁜 향기

내 안에 들어오더라

 

그대 담은 향기 한 자락에

햇살이 비추는 자리에 머물러

하늘 한번 올려다볼 때

 

그대 눈부신 얼굴

내 앞에 믿음의 미소 포개더라

 

그대 담은 믿음  한 자락은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보이지 않게  내게 들어와

 

보고 싶다

그립다

사랑의 향기  짙어져

꼼짝할 수 없어라

 

 


 

 

최우서 시인 / 그대 닮은 그리움 주머니

 

 

가까이에 오아시스처럼

당신이 거기에 서 있어

눈을 뜨고 마음을 열어

당신을 만집니다.

 

보고 싶음을 다 쏟을 수 없어

쓰러질 듯 밤새 내 마음은

당신에게 달려가 익숙한 향기로

아침을 함께 하지만

그리움이 쌓여가는 날이

더 많아집니다.

 

매일 정성을 다하는 내 사랑이라지만

메마름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

건조해진 그리움 주머니

빗물에 적셔둡니다.

 

당신이 지치고 힘들 때

언제든 쉴 수 있게

그대 닮은 그리움 주머니

촉촉이 적셔두었습니다.

 

 


 

 

최우서 시인 / 목련꽃 언어

 

 

활짝 핀 꽃을 올려다보았다

 

나를 외면하는 꽃봉오리

 

불안을 다시 보았다

 

단단히 봉인된 내가 자고 있었다

사이사이 햇볕이 드나들고

그가 몇 번을 다녀갔는지

 

푸른 날 눈부신 언어로 만나자던

약속은 지워지고

하얗게 바랜 마음만 남아 피었다

 

그가 보지 못한 꽃들의 수화가

떨어져 내렸다

 

목련꽃 언어들의 말이 공중에 있었다

 

 


 

 

최우서 시인 / 견딘다는 것

 

 

풀은 바람에 맞서지 않는다

 

고개 숙이고

 

등 굽히는 자세로 견딘다

 

세상이 푸르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꺾이지 않는 눈물방울도

 

견디기 위해 흘린다

 

 


 

 

최우서 시인 / 오월에 사랑

 

 

꽃향기에 내 사랑이

흔들리는 바람을 따라

숨죽이며 찾아든

붉은 그리움으로

 

장미꽃 향기에 숨어 들은

깊어진 그리움이

짙은 오월의 장미가 되어

황홀한 포옹을 시작합니다.

 

내 가슴에 겹겹이 쌓인

진실한 사랑은

오월의 향기로운 장밋빛

유혹이 시작될 때

 

뜨거운 가슴 길 열어

당신의 믿음 안에 녹아듭니다.

 

오월 햇살 아래

장미 향기 가득 눈이 부실 때

당신과 나의 사랑은

깊은숨 몰아쉬는

 

오월에 향기로운

장밋빛 사랑입니다

 

 


 

 

최우서 시인 / 봄비 오는 길

 

 

사랑으로 시작하는

그대 오는 아침에

봄비가 함께 옵니다

 

가슴으로 촉촉이

봄비 적실 때

우산을 쓰고 길을 나섭니다

 

사릇 사릇 봄비

우산에 한번

마음에 한번

 

사랑 녹은

빗방울 소리

쉬지 않고

 

그대 담은

사랑의 빗줄기

가만가만

 

내 곁을

말없이 걷습니다

 

봄비 오는 길

그대와 함께 합니다

 

 


 

최우서 시인

2021년 《문학과의식》으로 등단. 시집 『펜로즈 계단』. 경북일보 문학대전 외 수상. 시산맥시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