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현 시인(안성) / 마지막 배웅 외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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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현 시인(안성) / 마지막 배웅
까만 눈동자는 힘없이 고정되어 있고 맑게 부푼 손등은 톡 터져버리기 전 꽃망울 같더이다
무슨 말씀을 남기고 싶으신 걸까 구르지 못하는 혀를 입안으로 밀어 넣으며
고르지 못한 호흡으로 몸안에 잔재를 품어내시며 몸을 더 가벼이 가벼이 준비하신다
굽이굽이 어머니 산도를 벗어나 어연 구십 년을 소풍 하시다 다시 되돌아 가시는 길은 험하고
내 몸 빌려 세상에 남긴 분신들 잊을세라 눈 안에 넣고 또 넣으며 연분홍빛 매화 같은 입술을 바르르 떠신다
먼 길 아주 먼길 떠나실 어머님 외롭지 않으시도록 배웅하러 달려가는 고속도로가에는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파릇한 새싹이 눈 맞춤한다.
임수현 시인(안성) / 기다림
불어오는 소슬바람에 등줄기가 서늘하던 날
멀리 바라보이는 수평선 너머 어슴프레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에 더욱 거칠게 몰아쉬는 바다의 숨소리 넘실대는 파도를 타고 오는 멍울진 그리움이 울렁증을 보듬는다
만선의 기쁨보다 앞선 아비의 마중이 자매의 환희 작은 배에 실은 세상의 빛이다
등줄기 사이로 한껏 펼친 바람 한 장이 천사의 날개 되어 푸른 창공으로 날아오른다.
임수현 시인(안성) / 꽃피운 상처
돌 틈 사이사이 내미는 얼굴이 화사하다.
상처 난 가슴을 돌 등에 기대고 섰더니
봄빛의 양기 얻어 빨딱 일어나 앉은 네가
하늘빛 바다 빛 하나로 응집된 보석이구나
이 봄 너 닮은 꽃으로 살고 싶구나.
임수현 시인(안성) / 기도
돌담에 기대선 목련나무 하얗게 등 밝히고 색은 화사하지 않은데 눈이 부시도록 고운 미소는 먼 발치에 선 어머니 모습이어라! 어젯밤 바람소리 사각거리더니 뽀얀 꽃잎은 사뿐히 땅을 딛는다. 대지의 온화함이 그대안으로 들어 평화롭고 자비로운 세상의 빛이되어 늘 나의곁에 머무르리라 믿는다. 어느 봄날 그대는 떠난것이 아니라 내게로 온전히 들어온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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