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현 시인 / 희망과 절망의 간격 외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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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현 시인 / 희망과 절망의 간격
생각하는 것은 자유다 어떻게 생각해도 그건 자신의 마음인데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상황도 달라지더라
마음속에 있는 행복을 꺼내서 마주 보면 마주 보는 얼굴에 환한 미소가 생기고 스스로 불행하다 생각하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것을 절망이라 생각하면 절망으로 끝이 나지만 생각의 전환을 하여 희망이라 생각하면 그것은 희망으로 날아오른다
희망이란 것과 절망이란 것은 여반장이고 종이 한 장 차이인 것을 지금까지 서로 닿을 수 없는 거리인 줄 알았다
도지현 시인 / 4월의 시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계절 차라리 눈물이 난다. 돌아보는 곳마다 함박웃음 짓는 꽃들의 유혹에 짐 짓 유혹 당해 본다
장자에 "호접몽" 에서처럼 잠시 나비가 되어 날아 꽃과 사랑에 빠져 보기도 하고 꽃의 향기에 취해 흔들기도 하며 이 아름다운 계절을 한껏 즐기고 싶다
한 세상 산다는 것이 별거더냐 백 년도 못하는 인생 꿈꾸듯 살아보고 취한듯 살아보자.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보고 그 아름다움에 푹 빠져도 보는 것도 인생에 때로는 필요하지 않을까 이 계절에 한 편의 시 처럼 살고 싶다
도지현 시인 / 꽃 향기 속에서 보낸 세월
장미꽃이 피어 아름다운 향기를 발산하고
백합꽃이 피어 진한 향기가 코를 찌른다
그 향기가 가슴에 쌓여 살면서 솔솔 풀어 주니
복주머니 하나 차고 있듯이 아름다운 향기 주머니 하나 차고 산다
그것도 세월이 훌쩍 지나 이제는 잊힌 줄 알았는데
코끝을 스치는 향기로 인해 잊었던 아름다운 꽃들이 생각나는데
그것이 사랑이었나? 가슴 심연에 심어 둔 사랑의 향기였던가
그래도 달콤했던 그 시절이 우련한 잔상으로 남아 하얀 미소가 지어진다.
도지현 시인 / 사는 일이란
우리는 무엇을 위해 고난의 세월을 살고 있을까 왜 사는 일에 집착하는가
나뭇가지 하나 놓으면 평평한 땅 위에 떨어질 텐데 마음 하나 비우면 모든 것이 평안할 것인데
스스로 욕심의 노예가 되어 작은 재물에도 움켜쥐기만 한다 움켜쥔 것이 독일지라도 그것을 놓지 못하는 우매함
결국에 가서는 마음을 열고 비우면 행복하고 마음을 닫고 놓지 못한다면 독이 퍼져 온몸의 세포를 하나도 남김없이 죽일 것이다
무엇을 선택해야 잘 살아갈까?
도지현 시인 / 모란이 피기를 기다리며
기다림이란 설레는 마음으로 가슴에 희망을 품기도 하고 때로는 조급함으로 피를 말리는 일이더라
진정한 나의 봄은 종달새 하늘에서 지저귀고 온 천지를 뒤덮는 꽃비가 내려도 꽃의 여왕이란 장미가 활짝 피어 향기가 천지사방에 진동해도 진실로 나의 봄은 아닌 것을
아직도 손꼽아 기다린다 너무나 고귀하여 벌도 나비도 범접하지 못하는 나의 꽃 모란이 피어나기를 모란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것 그때라야 나는, 나의 진정한 봄을 보지
도지현 시인 / 사랑의 간격
모든 사물에는 일정한 간격이 필요하다 하다못해 장롱 하나를 놓아도 벽과의 적당한 간격이 있어야 통풍도 잘 되고 곰팡이도 끼지 않는다 그렇지만 너무나 사랑한다고 집착을 한다면 그사이에 감정의 곰팡이가 끼어 서로의 사랑도 점점 멀어져 끝내 헤어지게 되는 것이 정석이더라 그러하기에 사랑도 적당한 간격이 있어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서로 보호해 주고 시선은 언제나 사각지대를 벗어나지 않으니 그런 사랑은 영원히 아름답게 맺어지더라
도지현 시인 / 황혼, 그 아름다움에 얼마나 아름다우냐 한 눈금의 오차도 없이 고루고루 따스함을 나눠주고 제집으로 돌아가는 태양의 뒷모습이 하늘과 바다, 그리고 구름까지 붉게 물들여주고 점점이 붉은 얼룩까지 찍어주는 그 아름다음에 가슴이 벅차다 얼마나 아름다우냐 한 줌 더함도 뺌도 없이 고루고루 사랑을 나눠주고 알맹이 없는 빈 껍질로만 남았지만 세월이 갈수록 쌓이는 지혜 이랑 진 골마다 흘러나오니 누구라 늙어 흉하다 하리오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빛이 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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