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박현희 시인 / 고독한 시인의 사랑 외 7편

파스칼바이런 2025. 11. 28. 08:00
박현희 시인 / 고독한 시인의 사랑

박현희 시인 / 고독한 시인의 사랑

 

 

품에 안으면 몸에 돋친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힐세라 차마 안을 수 없는

고슴도치의 안타까운 사랑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지척에 두고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고독한 시인이 있습니다.

 

꽃잎이 모두 떨어지고 난 뒤에야

잎이 돋아나는 상사화처럼

엇갈린 인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생 그리움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애달픈 사랑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며

그저 해바라기처럼

먼발치서 바라만 보고 지켜주는 것이

고독한 시인의 사랑법인 것을요.

 

켜켜이 쌓인 그리움이 하도 깊어

시퍼렇게 멍울 진 가슴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고독한 시인에게는

꿈속에서나마 안고 싶은

가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이 있습니다.

 

 


 

 

박현희 시인 / 그대와 함께라면

 

 

우리만을 위한 사랑의 낙원에

예쁜 오두막 집을 짓고

하늘과 땅 벗 삼아도

그대와 함께라면

이보다 포근하고 아늑한 곳이 있을까.

 

뒤뜰에 외와 호박을 심고

앞마당엔 붓꽃이며 채송화로

예쁜 화단을 만들어

보리밥에 열무김치 한가지만으로도 충분한

소박한 밥상이어도

그대와 함께라면

임금님의 식탁인들 부러울쏘냐.

 

낮이면 넓은 금잔디에 다소곳이 누워

파란 호수를 닮은 쪽빛 하늘

두둥실 떠가는 구름을 벗 삼아 세월을 낚고

달빛 고요한 밤이면

귀뚜리 쓰르라미의 세레나데에 흥을 돋우며

그대와 색 진한 사랑을 나누고 싶다.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라면

가난한 무욕의 시인이어도

나는야 참으로 행복하겟다.

 

 


 

 

박현희 시인 / 날 좀 붙잡아 주실래요

 

 

나무는 제아무리 고요 하고자 하나

거세게 부는 바람은

결코 나무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 법이 없지요.

 

열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없듯이

나무를 열번 찍는 마음으로

정성어린 사랑의 손길을

끊임없이 보내주는 이 있다면

그 정성어린 사랑의 손길에

누군들 감동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

 

세월이 흐르고 또 흐르면

사랑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는것이

우리네 사람 사는 이치이거늘

비록 영원한 사랑을 약속 했다지만

 

언제 어느날 만날 기약조차 없는

나 혼자만의 쓸쓸한 해바라기 사랑일진데

기다림에 울다 지쳐 어쩌면

내 사랑이 흔들릴지도 모르거든요.

 

그러니 그대 아직도 날 사랑한다면

내마음 오로지 그대 이외에는

누구애개도 아무 곳에도 갈 수 없도록

한결 같은 그대의 사랑으로

날 좀 꼭 붙잡아 주실래요.

 

 


 

 

박현희 시인 / 오늘 하루가 가장 큰 은총입니다

 

 

난 내가 가진 것이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모든 것

미처 생각지 못한 것까지도

넘치도록 갖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보잘것없는 재능이나마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고

나를 둘러싼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주님께서 내게 주신

커다란 사랑의 은총선물입니다.

 

당신께서는

내가 소망하는 모든 것을

나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너무도 풍부히 내려주셨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 속에서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 숨 쉬는 오늘 하루가

내게 주신 가장 큰 은혜와 은총입니다.

 

 


 

 

박현희 시인 / 가장 아름다운 꽃

 

 

장미처럼 화려하지도

백합처럼 빼어나지도 않지만

내 가슴에 피어난 가장 아름다운 꽃은

그대라는 사랑 꽃입니다.

 

진한 로즈마리 허브향보다

서리 맞은 가을 국화보다

온몸을 사로잡는 마음의 향기는

그 어떤 꽃의 향기로도

그대가 피워준 사랑 꽃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 아름다운 꽃이 많지만

가장 아름다운 꽃은

진한 사랑의 향기 가득 품고

내 안에 방긋이 피어난

바로 그대라는 그리운 사랑 꽃입니다.

 

못 견디게 그대가 그립고 보고픈 날은

내 안에 살포시 피어난

그윽한 그대 사랑 꽃의 향기에

마음마저도 흠씬 취하고 싶습니다.

 

 


 

 

박현희 시인 / 아름다운 삶의 인연

 

 

삶의 귀퉁이에서

우연이란 이름으로 만난 우리지만

이토록 애틋한 그리움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늘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지켜주고 바라보며

서로 행복을 위해 기도하는

배려있는 사랑으로 그림자와 같은 우리이고 싶습니다.

 

혹독한 세상 속에서

찢기고 상처 입은 영혼의 날개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포근한 위안으로

고단한 삶의 여정 한 가운데

아늑하고 편안한 우리이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사랑스러운 연인처럼.

때로는 다정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의 양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우정의 사랑이고 싶습니다.

 

사는 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살아가지만

당신과의 만남은 내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행복이기에

서로 손잡아주고 이끌어주며

아름다운 삶의 인연으로 함께 가고 싶습니다.

 

 


 

 

박현희 시인 / 어느 시인의 고백

 

 

아마 내가 당신을 만난 건

오래전 단풍잎이 빨갛게 물들던

늦가을 어느 날이었던가요.

 

지난밤 내린 소슬한 가을비에 촉촉이 젖은 채

떨어져 뒹구는 단풍잎이 하도 고와

빨간 단풍잎 한 장을 주워

책갈피에 끼워 고이 접어두었지요.

 

곱디고운 단풍잎에 그리움 싣고

당신이 내게 오시려고

그날따라 붉게 물든 단풍이

그리도 고왔나 봅니다.

 

당신을 내 안에 담고부터

꿈처럼 달콤하고

행복한 날들이 시작되었지요.

 

당신이 매일 선물해주는 아름다운 글과 음악은

내 영혼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며

당신이 보내준 글을 읽는 순간만큼은

환희와 감동이 물결 치며

여왕보다도 더 행복했으니까요.

 

매일 아침 설렘으로 눈을 뜨면

마음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은

바로 당신이었지요.

당신과 한 하늘 아래에서

함께 숨 쉬고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생의 축복이라 여길 만큼 감격스러운 날들이었지요.

 

하지만,

꿈처럼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어요.

당신을 사랑하면서부터 아픔은 시작되었으니까요.

 

그 후로 오랫동안

난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힘겨운 싸움을 하며

숱한 세월을 홀로 가슴 아파해야 했지요.

그것이 당신을 사랑한 대가로

내가 치른 고통의 몫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조금도 후회는 없어요.

그로 말미암아

고요히 잠자던 내 감성을 흔들어 깨우며

내 운명을 결정 지은

아름다운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인의 삶을 선택하게 되었으니까요

 

 


 

 

박현희 시인 / 아픔 없이 탄생하는 예술품은 없습니다

 

 

고뇌의 쓴잔을 마셔보지 않고는

그 어떤 예술품도

쉽게 탄생시킬 수 없습니다.

음악 미술 무용 영화 또는

언어나 행위 예술 등

모든 예술품은살과 뼈를 깎듯

아픔이 따르지 않고는

결코 아름답게 창조되지 않기에

어쩌면 예술가는 아픔이라는 명제를

끌어안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모진 고난과 시련 속에서 피운 꽃이

향기가 더욱 진하듯이

인고의 고통을 통해

자신의 혼이 작품 속에 녹아들어 갈 때

진정한 예술품은 탄생합니다.

그러기에 예술가의 혼이 담기지 않은 예술품은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언어 예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시 또한

숨겨진 내면의 사랑과 고독 슬픔 등이

자신의 글 속에 응집되어 절절하게 배어 나올 때

시인의 영혼이 깃든

한편의 아름다운 시는 탄생하는 것입니다

 

 


 

박현희 시인(雪花)

1966년 충남 서산 출생. 현재 충남 논산에 거주. 2007년 <자유문예> 시부문으로 등단하였으며, 한국문인협회, 충남문인협회, 자유문예 작가협회 정회원. 논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 시집 <우리, 애인 같은 친구 할래요> <그대, 나의 별이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