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헌 시인 / 좋은 시는 없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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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헌 시인 / 좋은 시는 없다
좋은 시는 없다 우리를 너와 나라는 이분법으로 나뉘는 세상 시까지 좋은 시와 나쁜 시로 구분하여야 하겠는가?
그래도 좋은 시가 무엇인가 다시금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해 줄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이지만 내 얘기처럼 들리는 시가 좋은 시라고 한 편의 시를 읽어, 또 한 편의 시를 읽어 봐야지 마음먹게 하는 시가 좋은 시라고 시를 쓴 시인의 삶이 궁금해지는 시가 좋은 시라고
나도 한번 시를 써 보고 싶다고 마음먹게 하는 시가 좋은 시라고
나쁜 시는 없다 시란 누군가가 마음을 풀어 쓴 문장 그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일이기 때문이다
주영헌 시인 / 그림자를 위한 지옥
그림자의 무게를 달아본 적이 있다. 방 안의 모든 불을 끄고 체중계 위에 오르면, 미세하게 눈금이 움직인다. 영혼의 무게는 21g 그림자 무게는 화창한 날 내 몸의 무게에서 영혼의 무게를 뺀 나머지의 무게 영혼의 比重(비중)은 각양각색 죄를 짓는 만큼 몸 무거워 하늘에 오르지 못하는가, 지상이라는 煉獄(연옥)에 갇히는 영혼들 영혼보다 불쌍한 것은 영혼의 그림자, 21g에 구속된 그림자는 매일 저녁 내 몸속으로 숨어든다. 숨지 못한 그림자는 어둠이 된다. 매일 조금씩 살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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