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주 시인 / 설맹(雪盲)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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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 시인 / 설맹(雪盲)
신문이 끊기자 나는 새들에게 싸였다 수도가 끊기자 나는 계곡을 내려오는 물이 되었다 사람이 끊기자 나는 대기권이 되었다 아침에 너는 내 몸에서 단어를 찾고 나는 너에게서 수증기를 찾는다 곡기를 끊은 돌멩이 햇빛 속에서 투명해진다 바람이 끊기자 하늘이 산을 오른다
김경주 시인 / 물속에 내리는 눈 -시인의 피2
서러운 혼례처럼 흰 이를 반짝이지
겨울에 내 치아는 밤을 세운 뱀처럼 하얗고
여름에 나의 입속엔 파란 눈이 내려
내 눈송이들은 깊은 바닷속까지 내려가 숨을 참는다
-시집 <고래와 수증기>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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