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인 / 빈집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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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송문 시인 / 빈집
빈집에 무성한 잡초들 오랜 지킴이로 자란 상수리나무들 어머니처럼 반가워한다.
주인 잃은 꽃들은 잡초와 친해졌고 이름 모를 곤충들까지도 복잡한 인연으로 얽히고설킨 채 새 정 나누며 열심히 살아가는 빈집의 새 주인들이 다망하다.
굴뚝은 무너지고 손때 묻어 윤이 나던 가마솥은 녹슬어 옛 주인을 그리워한다지만,
떠돌던 흰 구름 피었다 사라지는 하늘 저 멀리 떠나신 부모님 가슴 한 모퉁이에 맺힌 이슬 저쪽 정적 속에 아련히 피어오른다.
황송문 시인 / 원추리 바람
그대가 원추리라면 나는 그대 스치고 가는 바람
한번만 스치고 가는 바람 아니라 다시 돌아와 속삭이는 바람
바람은 원추리에 잠이 들고 원추리는 바람에 흔들리면서 영원한 섭리의 춤과 노래로
창작된 신화(神話)는 그리움의 농축액 시간을 천년만년 아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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