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이흔복 시인 / 저 산 위의 구름 외 1편

파스칼바이런 2026. 2. 7. 08:00
이흔복 시인 / 저 산 위의 구름

이흔복 시인 / 저 산 위의 구름

 

 

 적막 천하, 내가 죽는다고? 나타나엘이여, 나를 사랑하라. 나를 인도하라. 아아, 어서 내 오른손을 잡아다오, 나타나엘이여, 그대는 오로지 신을 만날 수 없다. 나는 그대를 이제 내 몸속에 가두어두려 한다. 어디에도 없는, 있는 것은 다만 어디에도 없는 곳에 신은 존재한다. 잎에 싸인 복수초 꽃망울 날라 오는 봄, 봄은 그렇게도 더디다. 봄내 나, 봄빛이 그리운 길은 멀고도 아득하여 눈물난다.

 

 벚꽃잎 난분분하고 저 산 위의 구름 한사코 높아만 가리니, 나는 가고 싶다

 

 


 

 

이흔복 시인 / 길 위의 사랑노래

 

 

 요즈음에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인격은 오늘도 아름다운지요. 절망을 위한 절망 연습이었으면 좋을 내 불면의 밤에는 당신의 사랑만이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 그러나 분에 넘치는 당신의 사랑이 때로는 나를 비굴하게 만들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꿈속의 일들만 같은 길, 텅 빈 사랑의 길을 한밤내 걷고 있을 내 나이 서른 훌쩍 뒤에는 나의 당신이여, 마음만으로도 부디 행복하기를!

 

 


 

이흔복 시인

1963년 경기도 용인 출생. 경기대학 국문학과 졸업. 1986년 문학 무크지 《민의》를 통해 〈임진강>외 5편을 발표하며 등단. 시집 『서울에서 다시 사랑을』 『먼 갈 가는 나그네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나를 두고 내가 떠나간다』 『내 생애 아름다운 봄날』.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국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