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선경 시인 / 어머니의 꽃밭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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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시인 / 어머니의 꽃밭
아들은 꽃심자 하고 어머니는 푸성귀 심지요 봄비에 채마밭 상추 잎이 푸르네요
쌈 하나 싸 줘보세요
아! 하고 입 벌려요
-시집 <장수하늘소> 에서
성선경 시인 / 멸치 한 마리
내 한때는 큰 바다를 꿈꾸었으나 망망대해에 어쩔 줄 모르고 이리로 저리로 쏠려 다니다 이제 여기 접시 위에 내 한 몸 편안히 눕히니 모두 부질없다 한낱 풋고추와 버무려져 볶음이 되거나 쭉- 찢겨 고추장에 묻힌 안주가 되어도 다 한 생애 저 큰 바다의 꿈도 저 험한 물결도 다 부질없는 내 생애 볶거나 조려도 대가리 떼고 똥을 빼도 다 내 안에 든 늙은 바다 삶의 비린내 훅 끼친다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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