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나혜경 시인 / 난동暖冬 외 1편

파스칼바이런 2026. 2. 9. 08:00
나혜경 시인 / 난동暖冬

나혜경 시인 / 난동暖冬

 

시월 보름 눈은 꾸어서라도 온댔는디

올해는 꿀 눈이 없는갑다

봄에는 벚꽃이 겁나게 일찍 피드만

작년 여름엔 또 얼마나 가물었냐

무슨 징존지 모르것다

눈을 기다리는 엄마가 내 쪽으로 뭉쳐 던지는 말

제트 기류 붕괴, 온난화, 기상 이변 같은

어려운 이야기는 몰라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에

콕콕 박힌 병의 징후

함부로 부려 먹어

빠르게 닳아가는 엄마의 시간처럼

점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해빙

 

-『지구의 눈물』, 자연을 사랑하는 문학의집-서울

 

 


 

 

나혜경 시인 / 갈댓잎 검술사

 

 

스친 것은 다 숫돌이었으므로

그의 생은 지금껏 갈고 다듬은 칼 한 자루

무엇 하나 베지 못하였으나

연약한 데만 겨누는 칼바람에도 끄떡없게

자신만 단련시키는

 

- 『작은 詩앗 채송화 제29호』, 고요아침, 2023

 

 


 

나혜경(羅惠敬) 시인

1964년 전북 김제 출생. 원광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1992년 《문예한국》으로 등단. 시집 『무궁화, 너는 좋겠다』, 『담쟁이덩굴의 독법』, 『미스김라일락』. 전북시인상을 수상. 현재 〈작은詩앗·채송화 동인〉, 〈금요시담〉 동인. 지적장애 특수학교 보건교사로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