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왕용 시인 / 노하지 말라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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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왕용 시인 / 노하지 말라 -산상수훈 묵상<13>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신 형제에게 노하지 말고 조롱하지도 말라는 당신의 뜻 행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분노하는 상대는 전혀 남이 아니라 부모와 형제 그리고 부부 사이인 걸 어찌합니까? 부모나 형제간에 재산 때문에 미워하다가 법정에서 다투고 사랑하는 부부 사이도 말로써 상처주다가 끝내는 갈라서면서 누가 아이 맡느냐고 다투는 이 세상을 향하여 당신께서는 ‘형제에게 노하거나 조롱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아 지옥 불에 들어간다‘고 하셨습니다. 믿음의 형제들 사이에도 자기가 진리 편이라고 우기다가 역시 말로써 상처받아 노하게 되어 세상 법에 호소하여 다투기를 밥 먹듯이 하는 지금의 이 세상에 형제간에도 노함을 품고 있으면 지옥 불에 던져진다는 당신의 그 강력한 경고 모두들 잊고 있으니 어찌합니까?
양왕용 시인 / 그러한 시인이 되고 싶다 -죽은 시인의 사회 13
온통 대통령 선거 기사로 신문과 방송의 뉴스가 도배되는 이 시절에 그 동안 꽃이나 바람으로 온 국민을 감동시킨 시인들이 대통령 후보 옆에서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가시 돋힌 말 쏟아내는 죽은 시인의 사회, 그렇다면 나는 시인이 아니다. 가시가 끝내 비수가 되고 그들은 시보다 그 비수로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얼굴 실리는데 그들이 쓴 꽃이나 바람의 시편들은 어느 하늘에 날아가고 있을까? 아무리 하늘 우러러도 보이지 않는데, 어서 선거의 계절이 지나고 다른 시인들이 나와 새로운 꽃과 바람으로 그들을 정말로 부끄럽게 만든다면 나는 통일이 된 이후에도 온 국민을 감동시킬 그러한 시를 쓰는 시인이 다시 되고 싶다. 정치꾼들에게 현혹되지 않고 새로운 상상력으로 굶주림의 공포에서 감동시키는 그러한 시를 쓰는 시인이 나는 정말로 되고 싶다.
-시집 『백두산에서 해운대 바라본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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