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정공량 시인 / 적막의 미간 외 1편

파스칼바이런 2026. 2. 11. 08:00
정공량 시인 / 적막의 미간

정공량 시인 / 적막의 미간

 

 

불을 켠다 적막 속에

아픔의 알레그로

 

흰꽃들이 돌아눕는

세월의 끄트머리

 

오늘은 약속도 없는지

바람들이 흩어진다

 

싱싱하다 여월 때까지

오로지 빛낼 독거

 

차고 넘는 시간들의

막막한 불연속선

 

흔들어 낮은 깃발의

그리움을 일으킨다

 

 


 

 

정공량 시인 / 별빛으로 적는 편지

 

 

저 깊고 어두운 밤하늘에 편지를 씁니다

어쩌면 푸르게 지고 온 내 삶의 발자국 소리

푸른 별빛으로 소리 없이 적고 있습니다

누가 읽어주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는 알겠지

모두 다 비워 버린 몸짓으로

내 마음 깊이 타들어간 메아리

저 깊고 깊어 어두운 밤하늘에 편지를 씁니다

누가 읽어주지 않아도 나 혼자 깊어가는 편지

푸른 별빛으로 소리 없이 적고 있습니다

 

 


 

정공량 시인 (1955년-2024년 향년 69세)

1955년 전북 완주 출생.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 198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우리들의 강』 『마음의 정거장』 『기억속의 투망질』 『누군가 희망을 저 별빛에』 『아름다운 별을 가슴에 품고 사는 법』. 시조시집 『절망의 면적』 『내 마음의 공중누각』 『꿈의 공터』 『기억 속의 투망질』 『마음의 양지』 『나는 저물지 않는 내 마음의 동쪽에 산다』 시조선집 『꿈의 순례』,  문학평론집 『환상과 환멸의 간극』, 『깊이와 넓이의 시학』, 『시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있음. 계간 문예종합지 『시선』 발행인 및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