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나 시인 / 오후 세시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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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나 시인 / 오후 세시
쟁반에 무당벌레가 날아들었다
갸웃거리는 더듬이의 궁리 시고 붉은 향로를 따라
보라, 이 고요한 집중을 무당벌레는 자신의 무늬를 조롱하지 않고 앞으로 간다 골똘히 간다
과도를 세워 무당벌레를 막는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뒤에서 앞으로 일어서는 벽 물러서지 않는 벽
그는 잠시 멈춘다 불행을 희롱하는 신을 마주친 듯이 깊고 작은 숨을 고른다
실밥처럼 가는 다리 저 등에 수수 한알도 버거울 것이다
무당벌레가 간다 금방 뒤집혀버릴 불안마저 데리고 간다 방향이 의지가 된다
신미나 시인 / 인간 이외의 괴(怪) 불이 훑고 간 궁궐, 물웅덩이에 비친 것을 보아라 불은 활이고 불은 외우지 않고 불은 진행해 몸통 속으로 판 다리가 들어가는 이것은 무엇인가 불은 표정으로 말하고 합창하며 즐거움을 흉내 내 불붙은 버드나무가 넘어간다 쓰러진다 불은 겁먹은 장미를 먹고 검정을 뱉고 속죄하지 않는 소문 귀에 수은을 부은 듯 무더운 목소리, 달아나라 불은 목단을 삼키고 불은 뱉고, 튀고, 날아가며 광활한 끝 도망쳐! 발목을 낚아채는 너로부터 불은 화해가 없고 불은 불현듯 높이 폭로해 한번 섰던 팽이는 쓰러지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불은 깨운다 아직 오지 않은 잠을, 눈 뜨게 하려고 귀만 남았다 다 먹고 귀만 남았다 불은 된다는 것, 저지르고야 마는, 모든 이별의 세계 해체된다 섞고 뭉개지고 녹아서 새로 돌아온다 뜨거운 기와지붕을 등으로 기어간다 지금 막 태어난 생물 같은 감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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