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나태주 시인 / 좋은 약 외 1편

파스칼바이런 2026. 2. 17. 08:00
나태주 시인 / 좋은 약

나태주 시인 / 좋은 약

 

 

큰 병 얻어 중환자실에 널부러져 있을 때

아버지 절룩거리는 두 다리로 지팡이 짚고

어렵사리 면회 오시어

한 말씀, 하시었다

 

얘야, 너는 어려서부터 몸은 약했지만

독한 아이였다

네 독한 마음으로 부디 병을 이기고 나오너라

세상은 아직도 징글징글하도록 좋은 곳이란다

 

아버지 말씀이 약이 되었다

두 번째 말씀이 더욱

좋은 약이 되었다.

 

 


 

 

나태주 시인 / 떠난 자리

 

 

나 떠난 자리

너 혼자 남아

오래 울고 있을 것만 같아

나 쉽게 떠나지 못한다, 여기

 

너 떠난 자리

나 혼자 남아

오래 울고 있을 것 생각하여

너도 울먹이고 있는 거냐? 거기

 

<나태주 연필화시집> 중에서

 

 


 

나태주 시인

1945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 1963년 공주사범학교 졸업.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 『대숲 아래서』 『누님의 가을』 『막동리 소묘』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풀잎 속 작은 길』 『슬픔에 손목 잡혀』 『산촌 엽서』 『쪼끔은 보랏빛으로 물들 때』 등. 산문집 『외할머니랑 소쩍새랑』 『시골사람 시골선생님』 동화집 『외톨이』 등. 흙의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현대불교문화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황조근조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