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호 시인 / 건조한 악기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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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호 시인 / 건조한 악기
건조한 섬 주위만 탁월풍처럼 몇 달을 돌고 있다
백과사전을 다 뒤져도 웃는 방법이 없어 거울을 보기 시작했다
내가 당신의 건조한 불면을 등에 업고 가게 될 거야
적조라고 했다 바다가 온통 개양귀비 천지인 바다에서
새벽을 부채꼴로 접으며 건조한 시간을 낚았다
어제를 먹고 붙잡힌 사해 눈을 뜨고 죽은 그의 눈을 보며 그가 자주 쓰고 다니던 모자 중앙에 붙어있는 별을 떼어 바다의 먹이로 던졌다
꽃물 든 바다 위로 밤새 탈고한 바람이 걸어간다
건조한 무릎이 시리다
당신의 몸에서 첼로 소리가 났다
리호 시인 / 창백한 이데올로기
카메라를 부순 개미에 대한, 모노드라마 티켓이 배달되었다
‘자자’로 막이 내린 허리가 굵은 병정개미 이야기 간디의 목구멍에서 기어 나와 여왕과 입을 맞춘 첫 대사는‘말도 안 돼’였다
허리가 잘록하게 된 것은 뚱뚱하게 보이는 전면거울 탓이었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전나무 숲을 다 먹어치우고 나무개미가 된 창백한 카메라 이야기
북반구로 보낼 감로를 손에 꼭 쥐고 스티커형 250원짜리 우표를 팔라고 대형마트 한복판에서 울음을 터트린
강력접착제가 진열된 계절을 물었다 여왕개미가 하사한 날개를 머리에 붙이고 개미 눈 속으로 열 맞춰 행진하는 깨진 카메라를 보았다
미스터 다크써클! 이제 자자, 아침 일찍 플래시드라마* 오디션 보러 가야해
*단막극의 하위 장르로 10분짜리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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