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시인 / 흰검정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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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시인 / 흰검정
검정에 고인 열에 손을 대본다 평소에는 꽃들이 웃자라 있고 언덕이 높아지거나 모난 바위가 자연스럽다 개미들이 평소를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두었다 평소였던 자리에서 불에 덴 것 같은 샤먼과 볼을 맞댄다 적절한 소문이 무성해서 불편한 나비들이 몰려와 아름다워졌다 나는 계단 깎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땅의 깊은 온기, 흰검정
이영재 시인 / 위하여
문을 닫으면 소리가 멈추고 키스를 하던 혀들이 멈추고 방아쇠를 당기던 손가락이 멈춘다
다시 한 번 문을 닫으면 나는 서 있다
문 너머에 대해 문 너머에 있는 괄호가 쓴다
나는 어느 문도 열거나 닫을 자격이 없다 내가 서 있던 자리에 결코 같지 않은 자세로
공백을 집어삼킨 공백 사이클 걷는 괄호
과연 문은 필요한 적이 있었나 가능성의 가능성을 향해 문을 문이 아닌 문으로서 다시 읽을 수 있을까
적을 수 없는 너머의 너머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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