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자 시인 / 진검승부 외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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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자 시인 / 진검승부
언제 먹어도 맛난 빵인데…
소화제를 먹고 또 먹어도 시원하게 내려가질 않는다.
아마도 난 전생에 빵을 먹다가 죽었나 보다. 나는 정말이지 빵을 먹다가 죽은 그 순간이 한이 되어 다시 태어난 모양이다. 이번 생은. 어떻게 하든 이겨 보려고 진검승부를 해보겠다고, 우리 엄마 아빠를 사랑에 눈이 멀게 꼬드겨서 ‘아이는 이제 그만 낳읍시다.’ 라고 다짐하시던 그 계획을 무색하게 하면서까지 이 세상에 왔나 보다. 어제도 그제도 그렇게 고생, 고생을 하고도… 또 사 왔다. 나는 앞으로도 내 코와 혀를 유혹하는 빵의 도전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내 코를 어김없이 자극하는 빵 굽는 냄새가 상가 쪽에서 올라오고 있다.
강운자 시인 / 되찾은 원초적 언어
홀린 듯, 나의 손이 코드를 뽑았다 대기하지 않아도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다, 괜찮다는
떨림이 왔다
강운자 시인 / 일몰과의 대화
항상 당신은 웅얼거린다고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언제나 사실적이고 구체적이었던 것을
그- 토- 록, 붉어진 눈으로
-『예술가』 53호. 2023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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