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미 시인 / 달의 시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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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시인 / 달의 시간
밤하늘에 찍힌 달의 입술자국 그 금빛 주름 따라 어둠을 양떼처럼 몰고 가던 환한 밤 시간을 두드리는 달의 둥근 심장소리 밤하늘을 지나고 있다
저마다 켜 놓은 생의 촛불 앞에서 우리가 달을 먹고 시간을 꿈꾸는 한 달은 고장 난 세상의 어둠을 수리하는 수리공이 된다
밤하늘 모서리마다 시간을 뒤적이는 달 숨소리 오늘도 시간 속에 달이 들어 있다 달 속에 내가 들어 있다 달빛 꺼진 사막 같은 길 그 길 위에 달의 시간이 내 생 한가운데 꽃처럼 환하게 피고 있다
-시집 <오베르 밀밭의 귀>에서
김정미 시인 / 마지막 페이지에
나는 엎질러졌다 겨울이 자작나무를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겨울이 가고 나서야 나무가 대신 오래 울어주었다는 것을 숲이 사라지고 나서야 빗방울이 새처럼 내게 온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한쪽 어깨를 내어주고도 흔들리지 않는 너는 어떤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는 슬픔이었다
별이 뜨지 않는 마지막 페이지에 누군가 서 있을 것 같아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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