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오봉옥 시인 / 아내 외 1편

파스칼바이런 2026. 2. 26. 08:00
오봉옥 시인 / 아내

오봉옥 시인 / 아내

 

 

우리 집 처마 끝에 매달려

집을 지키는 물고기

바다를 품어본 적이 없고

바다로 나아갈 생각도 없는

가엾은 저 양철 물고기

문지기 수행자로 살기 위해

얼마나 허공을 쳐댔던 것일까

가만히 다가가 보니

비늘이 없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이의 어깨에 달라붙은

그렁그렁한 비늘

나 죽은 뒤에도

관 속까지 따라와

가슴에 곱다시 쌓일 것 같다

 

-『경북매일/이성혁의 열린 시세상』 2022.12.29.

 

 


 

 

오봉옥 시인 / 정다방 김양 2

 

 

숫총각 하나 물어

시집 간다기에

오메 저년 오메 저년 했건만

석 달 만에 다시 돌아와

여기가 내 고향인갑다 하는

오메 저년 저 주둥이.

 

-시집 〈섯!〉천년의시작

 

 


 

오봉옥 시인

1962년 광주 출생.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1985년 《창작과 비평》으로 문단 데뷔. 시집 『지리산 갈대꽃』 『붉은산 검은피』 『나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노랑』 『섯!』 등. 평론집 『시와 시조의 공과 색』 『서정주 다시 읽기』 ,『김수영을 읽는다』 등. 동화집 『서울에 온 어린왕자』 산문집 『난 월급 받는 시인을 꿈꾼다』 등. 현재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계간 『문학의 오늘』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