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강우 시인 / 못 외 1편
|
심강우 시인 / 못
흔들리는 것일수록 내 의지의 날 끝은 날카롭게 빛난다
엇갈린 생각,뒤틀린 세계관까지 그 간격의 치수를 가늠하며 쾅쾅, 나의 생애를 던져 온몸으로 끌어안을 때 흔들림은 멈추고 세상은 비로소 공존한다 제멋대로 흔드는 것일수록 내 의지의 날 끝은 참지 못한다
혹, 잘못 생각한 선택으로 무턱대고 뒷머리를 내리칠 때 나의 눈에선 불꽃이 튀고 그래도 깨닫지 못할 때, 차라리 내 몸을 활처럼 휘어 남은 생애를 포기해 버릴지언정
심강우 시인 / 바람을 꿈꾸다
발톱이 빠진 타이어 속도를 반납하고 얻은 이름은 체육공원 근력강화 재활용 운동기구 새로운 제동장치를 달고 허공에 정차해 있다 속이 말라버린 고향집 우물을 닮았다 사람들이 택한 방식은 실한 몽둥이로 때리는 것 손바닥 얼얼하도록 정수리를 후려쳐 단단히 뭉쳐진 역마살을 털어내는 것 한평생 바람을 품고 바람을 꿈꾸었던 타이어 빠진 발톱에 잎사귀 한 장 붙여 주는 바람더러 내 몸을 일으켜 달라고 협곡의 웅덩이쯤,산마루 과속방지턱이야 단숨에 건널 수 있다고, 구름 고원에 새 길을 내 보자고 속삭인다 그럴 때 뻥 뚫린 그의 동공엔 붉은 단풍이 타오른다 간절한 바람은 바람만이 알아듣는 것일까,그날 밤 황악산 능선의 화재는 오래된 길의 수순이었을까 백운봉을 지나 비로봉 형제봉을 뒤흔든 바람은 신선봉을 짓쳐 능여계곡까지, 뭉클뭉클 허공을 구르는 것들, 이럴 때 불길을 잡는다는 것은 떠난 자들의 자욱한 날개와 발톱을 수거하는 것 새떼의 울음을 태우고 가을 민낯도 그을린 산지사방 바람의 핸들로 구르는 무수한 타이어를 본다 필생의 바람대로 브레이크 없이 날아가는 타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