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무상함
종교개혁시대의 대표적인 인물을 들라면 루터(1483∼1546)와 그 물결을 저지하려 했던 신성로마제국 황제 찰스 5세(1500∼1558)다. 루터가 개혁의 횃불을 든 해는 1517년, 찰스가 황제 자리에 오른 해는 1519년이다. 뮐베르크 전투의 승리는 루터파 탄압에 크게 성공하는 듯 보였고, 전투 후의 당당한 모습을 베첼리노 티치아노(1488/90∼1576)에게 그리게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루터파 제후들은 황제를 패퇴시키고 끝내 아우구스부르크 회의를 얻어 신교를 인정받았다. 권력의 무상을 뼈저리게 느낀 황제는 통치권을 양위하고 스페인의 한 수도원에 몸을 의탁할 때에도 이 그림만은 가지고 갔다. 그의 그림 한 점을 얻으면 한 영토를 얻은 듯 기뻐하고 그가 떨어뜨린 붓까지 주웠다 하니 제왕의 격식을 넘어선 화가 사랑을 알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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