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습관적으로 하십니까? - 서상진 신부 -
욕하는 사회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아주 심한 욕을 섞어 말을 하는 중고등학생들을 봅니다. 하지만 어른들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욕을 심하게 하는 어른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욕을 들으면 마치 나에게 욕하는 것처럼 듣기가 거북하고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집니다. 내부 의식이 있고 그것이 외부로 표현된다. 표현이란 내부의 것을 외부로 꺼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꺼내기 위한 수단이 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인간의 말은 그 사람 내부에 갖추어져 있는 인격의 외부적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 내부의 것을 외부로 표현하는 만남과 관계의 도구가 바로 언어입니다. 바로 이 언어를 주고받는 것을 우리는 '대화'라고 합니다. 이러한 말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면 아무렇게나 쉽게 말하거나 더 나아가 상스러운 욕을 섞어 가며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자아실현 심리학자인 머슬로우(A. H. Maslow, 1908~1970)가 주장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드러내고자하는 욕구와 더불어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이러한 욕구 충족이 바탕이 되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남들은 안하는 욕을 하는 것입니다. 욕을 하면 남들보다 우월하게 보이거나, 혹은 욕하는 다른 친구들과 또래 소속감을 가진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초등학생의 욕은 쉽게 성장 과정의 하나 정도로 보아 넘길 수도 있겠습니다. 아직도 타인의 입장에서 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전달할 인격이 갖추어지지 못한 결과인 것입니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이런 어른들이 참 많습니다.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면에서 욕에 대해 관대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둘 다 모두 혀를 찾아 왔다고 합니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악(惡)도 될 수 있고 선(善)도 될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반면에 신체부자유자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힘과 용기를 심어주는 말로 인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위대한 사람들이 될 수 있었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말을 조심하라. 그것이 너의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그것이 너의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하라. 그것이 너의 인격이 된다. 인격을 조심하라. 그것이 너의 운명이 된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이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언어에 대하여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는 이웃을 불쾌하게 하는 일이므로 사랑을 전해야 하는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의 의무에도 위배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욕하는 습관을 고쳐야 하는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어린이들이 어른들을 통하여 욕을 배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회가 이리 삭막해지는 것은 어쩌면 사소한 우리들의 습관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서상진 신부 (수원교구 서호본당 주임신부·수원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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