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세걸음, 뒤로 세걸음
어떤 상인이 장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스님과 함께 걷게 되었습니다. 적막한 산길을 말동무 삼아 함께 걷던 스님이 말했습니다. "이렇게 함께 길을 가는 것도 큰 인연이니 내 그대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한 가지 지혜를 알려드리리다." "참을 수 없을만큼 화가 날 때 앞으로 세 걸음 걸으며 생각하고 뒤로 세 걸음 물러나 생각하세요. 성이 날 때, 이 말을 명심하여 행동한다면 큰 화를 면할 것이오.
상인은 스님의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집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 사뭇 깊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문 앞에 웬 신발이 두 켤레가 나란히 놓여있었습니다. 하나는 아내의 신발 다른 하나는 하얀 남자 고무신이었습니다.
창에 구멍을 내고 들여다 보니 아내는 까까머리 중과 꼬옥 껴안고 잠이 들어 있었습니다. 화가 불처럼 치밀어 오른 상인은 부엌으로 가 식칼을 가지고 뛰어 나왔습니다 두 사람을 죽여 버리기 위해 막 방문을 들어서려는 순간 갑자기 스님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 상인이 씨근덕거리면서도 스님의 말대로 앞으로 세 걸음, 뒤로 세 걸음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그 걷고 있는 소리에 아내가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뛰어 나왔고 까까머리 중도 뒤따라 나오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형부 오랫만에 뵙습니다." 그 까까머리 중은 바로 출가한 상인의 처제였던 것입니다.
상인은 칼을 내 던지며 스님이 들려 준 말을 다시 한 번 외쳤습니다. "앞으로 세 걸음 걸으며 생각하고 뒤로 세 걸음 물러나 생각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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