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루카복음 9,22-25>
“나도 사는데, 너는 왜 아까운 생명을 포기하려고 하는 거니?” 높은 산벼랑 위에 서 있는 나무가, 삶의 의미를 잃고 생을 마감하려고 산에 올라갔던 ‘우종영’ 씨에게 건넨 말입니다. 농사일마저 실패하고 서른 살이 되도록 제대로 한 것이 없다며 삶을 놓아 버리려고 하던 찰나, 나무가 그를 붙잡았던 것입니다.
한 번 뿌리를 내리면 숙명처럼 평생 그 자리를 떠날 수 없는 나무, 불평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한결같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나무, 겨울의 추위를 앙상한 알몸으로 견디는 초연함을 가진 나무. 나중에 ‘나무 의사’가 된 우종영 씨는 늘 우리 가까이 있는 한 그루 나무에게서 자신이 살아야 할 삶의 가치를 배웠다고 고백합니다.
사실, 모든 피조물에게는 이렇게 숙명처럼 살아 내야 할 자신의 자리가 있습니다. 나무들이 비록 척박한 땅일지라도 처음 뿌리를 내린 자리에서 살아 내는 것처럼, 우리 인간도 예외는 아니어서, 때로는 살고 싶지 않아도 살아야 할 자리가 있습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산다는 것’은 모든 피조물이 그러하듯,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안고 살아야 할 운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제 십자가를 지고 ‘제 갈 길’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운명처럼 지고 사는 삶의 어려움들을 예수님 안에서 바라보며 그 의미와 가치를 찾으라는 것입니다. 내가 벗어 버리고 싶은 삶의 십자가가 그분 안에서는 우리 삶의 의미가 되고, 우리 구원의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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