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의 승천(Assumption of the virgin, 1670년경) 바르톨로메오 에스테판 무리요(Murillo, 1617~1682) 캔버스에 유채, 상트 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쥬 미술관
지영현 신부(가톨릭회관 평화화랑 관장)
17세기의 스페인은 가톨릭 신앙의 바탕 위에 절대왕정을 꿈꾸던 필립2세 왕이 에스코리알 수도원을 건축함으로써, 유럽의 여러 예술가들이 모여 이 수도원에 걸맞은 화풍을 창출할 만큼 대단한 문화와 예술의 발전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무리요는 스페인의 역사 깊은 도시 세빌리아에서 태어나 생애의 절반인 30년을 프란치스코 수도회와 가까이 지내면서 주로 교회 미술을 많이 그렸습니다. 그는 르네상스 미술의 과도한 화려함과 마네리즘(어떤 부분의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서 과장하거나 축소하여 표현하는 기법)을 피하고, 자연주의 기법을 사용하여 자연스러운 생기를 창출하는 작품으로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승천> 작품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마리아의 승천을 그린 것으로, 무리요의 후대 그림입니다. 일생을 하느님께 순명하며 구원사업에 바치신 성모 마리아에 대해서 1950년 ‘성모 승천 교리’가 선포되었는데, 신학적으로 이 교리는 마리아의 구원이 그의 인격의 완전성을 내포하며 이로써 모든 인류에게도 그런 상태가 약속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성모 승천은 중세 후기 서유럽에서 그리스도교 미술의 주제가 되기 시작하여 13세기부터 교회 장식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성모 승천을 주제로 한 성화는 대체로 성모님께서 기도하는 자세로 천사들에게 받들어져 승천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놀라움과 경외심으로 두 팔을 벌린 자세에서 승천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또 다른 감동을 줍니다. 하늘을 우러른 성모님의 눈빛을 바라보며 우리 또한 깊은 희망을 전해 받는 듯합니다.
|
'<가톨릭 관련> > ◆ 성화 & 이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전 대흥동 주교좌성당 부통 신부 벽화 (0) | 2011.11.20 |
---|---|
성 안나, 성모마리아 그리고 아기예수 / 레오나르도 다빈치 (0) | 2011.11.20 |
성모님의 결혼식 / 라파엘로 산치오 (0) | 2011.11.20 |
성모님의 탄생 / 피에트로 로렌체티 (0) | 2011.11.20 |
성모승천 / 비라고 (Giovan Pietro Birago) (0) | 2011.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