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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좋은글모음(2)

가 면 / 홍윤숙 시인

by 파스칼바이런 2011. 11. 26.

가   면

- 홍윤숙 시인 -

 

이 나이에도 나는 아직 마음 들키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문다.

부질없는 호감을 사기 위해 미소를 짓는다.

수치와 굴욕을 감추기 위해 큰 소리로 떠든다.

 

그러다 돌아와 자신을 향해 침을 뱉는다.

눈물을 쏟는다.

무거웠던 가면, 전혼의 상처.

남루한 또 하나의 얼굴이 쓸쓸히 누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