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로 달린 마라토너
미국의 LA 마라톤대회에서 다리 대신 두 손만으로 마라톤 전 코스를 달린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보브 위랜트로 베트남 전쟁 때 두 다리를 잃은 참전 용사였다.
마라톤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 아침, 그는 심판도 없이 혼자 출발선으로 나갔다. 위랜트는 7년 전의 일을 생각하며 묵묵히 마라톤 코스를 달렸다. 그는 미국 대륙 4454km를 두 팔로 걸어 3년 8개월 6일 만에 횡단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모험적인 도전이라며 함께 동참했던 친구들은 기온이 60도를 오르는 뉴멕시코 사막지대에 들어서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의 곁을 떠나버렸다.
또 어떤 사람이 상체만 이동하는 위랜트의 모습을 보고 '개가 T셔츠를 입고 고속도로를 기어가고 있다'고 NBC 텔레비젼에 전화를 거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미주리를 지날 때 베트남 전쟁에서 지뢰를 밟고 두 다리를 잃어버린 위랜트를 업고 헬리콥터까지 갔던 전우를 만나기도 했다. 그는 그 때의 감격스러운 장면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모습이 실의에 빠진 청소년들과 장애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심어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랬다.
이런 생각만으로도 그는 전혀 외롭지 않았다. 3일 뒤 위랜트는 74시간 8분 26초라는 기록으로 결승선에 도착했다. 심판도 없고 경쟁자도 없는 고독한 경주를 3일 만에 모두 마친 것이었다.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자신의 기록이 18시간이나 단축되었다고 크게 만족해했다.
아직도 달리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는 위랜트는 늘 이웃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에게는 권태로운 날이 단 하루도 없습니다. 목표를 세워 그것을 해내는 것이 진짜 사는 재미인 것입니다. 안된다고 생각했을 때는 다리가 열 개라도 그 사람의 인생은 끝장인 것입니다."
<좋은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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