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
조선 14대 왕이었던 선조 때의 일입니다. 당시 선조는 임진왜란으로 인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음식이 변변치 못해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맛이 기막힌 생선요리를 들게 되었습니다. 선조는 신하들에게 그 생선의 이름을 물었습니다. 신하 가운데 한 사람이 ‘묵’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선조는 그 맛에 비해서 물고기의 이름이 형편없어 그 자리에서 ‘은어’라는 멋진 이름을 하사했습니다.
왜구가 물러난 뒤 선조는 다시금 왕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피난길에 맛있게 먹었던 생선이 생각나서 신하에게 은어를 반찬으로 올리도록 명했습니다. 그런데 그 맛이 예전과 달랐습니다. 이미 그의 입맛은 진수성찬으로 인해서 높아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도로 묵”이라고 부르도록 명했습니다. 그것이 요즘에 와서는 ‘도루묵’이 된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잘 진행되어 나가다가 중도에 일을 그르쳐 원상태가 되었을 때 ‘도루묵이 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사순절이 벌써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며 모두들 다짐했던 결심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도루묵이 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하루하루 은총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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