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아 잠시만 쉬었다 가자
서산대사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구름처럼 흐르고 바람처럼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 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 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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