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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좋은글모음(4)

세상 사람들아 잠시만 쉬었다 가자

by 파스칼바이런 2015. 11. 3.

세상 사람들아 잠시만 쉬었다 가자

 

 

서산대사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구름처럼 흐르고 바람처럼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 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 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