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사랑한 목소리
안드레아 보첼리
1996년 11월 17일 독일의 라이트 헤비급 세계챔피언 헨리 마스케의 은퇴경기가 있던 날, 경기가 시작되기 전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눈을 감은 남자가수의 손을 잡고 등장했습니다. 장내는 술렁거렸습니다. “저 장님가수는 누구지?”, “대체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 있을까?” 은은한 선율이 흘러나오자 두 가수는 눈빛대신 서로의 마음을 맞춰가며 『time to say goodbye』라는 곡을 불렀습니다.
이후 경기가 시작되고 헨리 마스케는 안타깝게도 판정패를 당하고 아쉬움과 미안함에 링 위에서 내려오질 못하자 2만 2천 명이나 되는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그를 위해 다시 한 번 『time to say goodbye』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헨리 마스케와 팬들을 감동시킨 이 노래는 독일 음반 14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유럽을 거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고, 이날 노래를 부른 서른여덟의 맹인가수 안드레아 보첼리(1958~)는 이른바 국제적인 스타로 뜨게 되었습니다.
선천성 녹내장을 안고 태어나 12세 때 불의의 사고로 완전히 시력을 잃어 비록 앞을 볼 수는 없지만 자신의 목소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물하고자 했던 안드레아 보첼리. 수많은 좌절과 시련, 궁핍한 생활과 장애인이라는 편견 속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마침내 전 세계가 사랑하는 음악가가 되었었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가톨릭 성가 및 종교음악에도 몰두하여 바로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유명 종교음악들을 모아 앨범에 담기도 한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하느님께 봉헌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은 제게 눈 대신 목소리로 축복해 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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