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모세 이야기 (1)
탈출기 1장은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임금의 등장으로 시작된다(탈출 1,8). 19왕조의 람세스 2세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기원전 1279년에서 1213년까지 66년간 파라오(왕)로 있었다. 히브리인을 약화시키려 강제노동에 동원시켰고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죽이라 했던 인물이다. 왜 그랬을까? 이집트는 고대사회 곡창지대였다. 나일 강 주변은 비옥한 땅이었고 곡물이 넘쳐났다. 자연스레 인근 국가들은 곡식을 탐내며 침략해왔다. 람세스 2세 때는 히타이트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국경지대에 살았다. 야곱 가족이 파라오에게 하사받은 땅이다(창세 47,6). 나일 강이 퇴적해 삼각주를 이룬 고센지역이었다(창세 47,6) 수도 카이로에서 동쪽 50km 지점으로 이스라엘이 430년간 살았던 땅이다(탈출 12,40). 람세스 2세는 이곳에 피톰과 라메세스 도시를 건설하면서 히브리인을 강제 동원했던 것이다(탈출 1,11). 아무튼 이 지역은 이집트 관문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방어의 최전방이었다. 이스라엘 세력이 커지자 이집트는 고민한다. 히타이트와 내통하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강제노동으로 세력을 약화시켰고 사내가 태어나면 없애라는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히타이트는 오늘날의 터키와 시리아에 있던 고대국가다. 전차를 앞세워 팔레스티나를 장악했고 람세스 2세와 수차례 전쟁을 치렀다. 기원전 1269년 양국은 휴전했다는 기록이 현재 남아있다. 카데시(Kadesh) 조약이다. 세계최초 평화조약이라 한다. 아브라함은 한때 헤브론에 머문 적이 있다(창세 13,18). 이집트에서 멀지 않은 도시다. 그곳 히타이트 사람에게 은 400세켈을 주고 막펠라 동굴을 샀다는 기록이 창세기에 있다(창세 23,18). 아내 사라를 안장하기 위해서였다. 히타이트 사람들은 이미 이집트 가까이에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탈출은 기원전 13세기 중엽으로 보고 있다. 람세스 2세 후계자였던 메르넵타 왕이 세운 전승비(戰勝碑)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비문엔 이스라엘이란 이름이 등장한다. 성경 밖 문헌으론 처음이라 한다. 기록에는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에 정착한 것으로 되어 있다. 메르넵타(Merneptah)는 람세스 2세 아들이다. 즉위 후 팔레스티나에서 히타이트 영향력을 차단시켰고 해양민족이 나일 강으로 침입해오는 것도 격퇴시켰다. 모두 비문에 새겨진 내용이다. 기원전 1229년 비문을 만들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를 근거로 이스라엘의 이집트 탈출은 기원전 13세기 중엽이란 설이 가능해진 것이다.
[2016년 5월 29일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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