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모세 이야기 (3)
탈출기는 구약성경 두 번째 책이다. 예전 이름은 출애굽기(出埃及記)다. 이스라엘이 모세 인도로 이집트를 떠나는 과정이 담겨있다. 희랍어 성경(70인역)은 엑서 오도스(exodos)라 했다. 오도스(odos)는 길이고 엑스(ex)는 방향을 가리킨다. 영어는 엑서더스(Exodus)다. 직역하면 ‘길을 따라서’다. 말년의 야곱은 이집트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죽었다. 후손들은 나일 강 델타 지역에서 430년을 살았다고 성경은 전한다(탈출 12,40).
탈출기 첫 부분은 모세에 대한 기록이다. 그는 왕궁에서 자랐다. 당시 히브리인 사내아이는 태어나면 죽는 운명이었다. 모세 부모는 아이를 나일 강에 숨겨뒀는데 파라오 딸이 발견해 데려갔던 것이다. 섭리였다. 성경은 모세의 궁중생활에 대해선 전하는 것이 없다. 그러나 훗날의 처신을 보면 종교와 군사교육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당시로선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자라면서 자신이 히브리인임을 알았을 것이다. 호기심으로 그들과 접촉했을 것이다. 모세는 120년을 살았고(신명 34,7) 파라오와 대결했을 땐 80세였다.
전승에 의하면 이집트 왕궁에서 40년 머물렀고 미디안의 이트로(Jethro) 집에서 40년 살았으며 이집트를 떠난 뒤엔 40년을 광야에서 지내다 죽었다. 40년마다 인생이 바뀌는 운명이었다. 정말 그랬을까? 고대 근동에서 40은 완벽 숫자였다. 4는 동서남북 온 세상을 뜻했고 10은 9가 채워지는 완전 숫자였다. 둘을 곱한 것이 40이다. 더 이상 완벽한 숫자는 없다고 봤던 것이다. 모세 일생을 40년 주기로 나눈 것은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노아홍수 때 40일간 비가 내렸다(창세 7,12). 내리다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니다. 철저하게 내린 비를 가리킨다.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40년 보낸 것도 지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완벽하게 헤매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모세는 히브리인을 도와주려다 살인하게 된다. 구타하는 이집트인을 죽인 것이다(탈출 2,12). 사건이 알려지자 미디안으로 피신했다.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이때의 모세를 40대로 보긴 어렵다. 20대 청년 모세였을 것이다. 아카바 만(Gulf of Aqaba)은 시나이 반도와 아라비아 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다. 미디안 족은 아카바 만 동쪽 아라비아 땅에 주로 살았다. 일부는 시나이 반도에도 살았다. 모세는 시나이 쪽으로 피신했고 미디안 사제 이트로의 딸을 만나 혼인하게 된다.
[2016년 6월 12일 연중 제11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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