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부님만이 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선교하던 어느 사제가 전해 준 사연이다.
“무섭게 퍼지는 전염병으로 쉴 틈 없이 일하다가 겨우 시간을 내어 인디언 신자들이 사는 공소를 향했다. 그러나 길에서 나는 보았다. 영하 40도의 추위에 얼어붙은 열한 구의 시신을!
가까이 다가갔을 때 나는 더 놀랐다. 누워 있는 모든 시신의 손에, 고이 접은 자작나무 껍질이 쥐어져 있었던 것이다. 순간 섬뜩한 의혹이 일었다. ‘미신 행위가 아닐까?’
그러나 그 조각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 신부님만이 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고해성사였다! 그 가련한 사람들은 전염병으로 죽어 가는데 죄를 고백할 수 없자, 나무껍질에 자신들의 죄를 남겼던 것이다.
모든 조각이 미사예물만 다를 뿐 거의 같은 말로 끝맺고 있었다. ‘제 영혼의 안식을 위하여 미사를 드려 주시기를 신부님께 청합니다. 미사예물로 비버 모피를, 담비 모피를, 나의 가장 좋은 도끼를 … 신부님께 남깁니다.’ 내 눈에서는 회한의 눈물이 흘렀다.”
[출처 : 교황청전교기구 한국지부 편, 2015 사순 시기 묵상집 돌아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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