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약 10개 이상 먹는다고요? 약이 '독' 되지 않으려면…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l 2020.09.03 06:30
약을 하루 10개 이상 복용하는 '다약제' 노인이 많다. 노인이 되면 각종 만성질환으로 복용약이 점점 늘어나는데, 여기에 따로 처방 없이 건강기능식품 등을 먹기도 한다. 간혹 감기나 소화불량이 있을 때는 약을 또 추가한다. 복용하는 약이 너무 많아 심지어는 어떤 목적으로 처방됐는지도 모른 채 약을 먹기도 한다. 이처럼 복용약이 많을 때는 중복 처방된 약물이나 고령자 주의 약물이 섞여있을 수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
모든 약은 효능과 함께 부작용을 갖는다. 과도한 약은, 효능을 넘어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약을 한꺼번에 많이 처방받는 노년층은 중복 처방의 위험성을 항상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게 위장약이다. 위장약은 각기 다른 진료과 의사들에 의해 흔하게 중복처방된다. 치주염을 치료할 때도, 관절염을 치료할 때도 위장약이 처방된다. 위장약은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중복처방으로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장염·폐렴의 위험이 커진다. 이 밖에도 진통제·항혈전제 등도 중복 처방되기 쉽다.
실제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복용 약이 5개 이상인 다약제 노인에서 부적절한 처방이 다수 발견된다. 다약제 노인들의 경우 47%가 부적절한 약을 먹고 있었다. 4개 이하 약을 처방받은 그룹보다 33%p 높은 수치다. 고령화가 심화한 일본에서도 비슷한 조사가 있었다. 2016년 일본 지바대학병원 조사에 따르면 노인 환자의 26%가 10개 이상의 약을 복용 중이었는데, 이 가운데 절반(48%)에서 고령자 주의 약물이 발견됐다.
고령자 주의 약물이란 고령자가 아닌 사람이 복용했을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고령자의 경우 주의를 필요로 하는 약물이다. 나이가 들면 체수분과 근육량이 줄어 수용성 약물의 체내 분포 용적이 감소하고, 약 부작용이 증가한다. 체지방이 증가해 지용성 약물의 반감기가 증가하고, 위장의 pH(수소이온농도)가 증가해 산성 약물의 흡수력이 떨어진다. 간 대사력과 신장 기능도 떨어져 약물 부작용까지 높아진다.
병원에서는 약물의 중복·과다 처방을 막기 위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를 적용해 약물 처방 중복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환자가 비보험 진료를 받고 있거나 자의적으로 처방이 필요 없는 약을 먹는 것은 알 수 없다. 따라서 평소 만성질환으로 인해 복용약이 10개 이상인 노인이라면, 복용하고 있는 약을 내과의나 약사에게 가져가 일괄적으로 점검받기를 권한다. |
'<정보 및 지식> > ◈ 건 강 관 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따끔'할 필요 없다… 땀·눈물로 혈당 측정 (0) | 2020.09.17 |
---|---|
착한 일 하면 건강에도 좋다 (연구) (0) | 2020.09.17 |
뇌졸중, 시간이 생명인데… 골든타임보다 34분 늦게 병원 온다 (0) | 2020.09.16 |
팬데믹 시대 항생제 남용, 심각한 부작용 우려 (0) | 2020.09.15 |
가벼운 병? 고혈압, 당뇨가 위험한 이유… "기저질환입니다" (0) | 2020.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