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 20년 보고서… '집먼지진드기' 더 세졌다 바퀴벌레·누룩곰팡이 등 '실내 항원' 영향 커져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 2020.10.13 16:34
흔히 선진국병 중 하나로 불리는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은 전 인구의 10%가 앓고 있으며, 식생활, 주거 환경, 위생 수준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도 20년 전에 비해 더욱 산업화, 도시화되면서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달라져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과 양상이 변화됐다. 최근 20년 간 알레르기 비염의 특성을 비교한 연구가 나왔다.
집먼지진드기가 원인 비율 증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김지희 교수팀이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20년 간 국내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의 특성을 비교 분석했다. 1990년대(1994년)와 2010년대(2010~2014년)에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하는 피부단자검사(Skin Prick Test)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 각각 1447명과 3388명의 알레르기 원인 물질(항원)을 조사했다. 그 결과, 집먼지진드기의 한 종류인 세로무늬먼지진드기를 알레르기 항원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약 63%에서 73%까지 증가했다. 집먼지진드기를 항원으로 가지고 있는 비율이 20년 전에 비해 최근 크게 높아진 건데, 집먼지진드기의 주요 종류인 세로무늬먼지진드기가 항원인 환자는 약 63%에서 73%로, 큰다리먼지진드기는 약 67%에서 70%로 높아졌다. 또한 바퀴벌레, 누룩곰팡이 등 집먼지진드기 외 실내 항원이 원인인 환자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대 3배 이상 증가했다.
김지희 교수는 “보통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한 개의 항원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항원에 반응한다”며 “여러 종류의 집먼지진드기에 외에도 바퀴벌레, 누룩곰팡이 등에도 동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년 간 알레르기 비염 증상도 달라졌다. 실내 항원으로 인해 증상이 심해지는 '눈, 코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약 32%에서 최근 41%로 늘어났다.
또한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 대비 1990년대 1.41배에서 2010년대에는 1.78배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남성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났다.
1990년대에는 10대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가장 많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환자 수가 줄어든 반면 2010년대에는 20대 환자가 가장 많고 10대, 50대 환자가 그 뒤를 이었다.
집먼지진드기 원인 증가, 실내 생활 보편화 때문 집먼지진드기가 더 ‘강해진’ 이유는 실내 생활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김지희 교수는 “과거에 비해 더욱 산업화, 도시화되어 실내에서 생활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보편화되고, 이로 인해 카펫, 천 소파, 침대 등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기 쉬운 환경이 늘면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의 항원이나 증상 등이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 유행으로 인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김지희 교수는 "청소와 세탁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환자들한테 기본적으로 천 소파, 카펫을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며 "집먼지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침구류 역시 집먼지진드기의 주요 서식지이다. 가정집 침구류에는 일반적으로 집먼지진드기가 1만 마리 이상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는 집먼지진드기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실내 온도를 20도,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하고 ▲카펫·소파·담요 등의 사용을 자제하며 ▲가구나 바닥 등을 주기적으로 물걸레로 닦으라고 권고한다.
이미 있는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려면 침구류를 1주일에 한 번씩 55도 이상의 물로 고온 세탁하면 된다. 집먼지진드기가 사멸하고, 사체나 배설물 등도 없어진다. 베개 커버를 자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생물학과 연구팀이 침구류 중에서도 베개에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많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증상 심하면 약물요법 실내 환경 개선과 함께 콧물·코막힘·재채기 때문에 괴롭다면 약물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김지희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환절기 날씨가 건조해질 때 증상이 더 심화된다"며 "이 때 약물을 복용하면 70~80% 환자는 증상이 호전된다"고 말했다. 약은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스프레이와 항히스타민을 쓰는데,증상 호전 여부에 따라 약물 치료 방법, 기간 등을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들 약이 안듣는 사람은 면역치료를 한다. 소량의 항원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치료로, 최소 1년 정도 치료하면 60~70%의 환자가 효과를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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