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5주일 고통의 바다에 있는 우리 인생 복음에 동참하도록 불리움 받다 정순택 주교(서울대교구 보좌주교) 가톨릭평화신문 2021.02.07 발행 [1600호]
오늘 1독서에서 욥은 말합니다.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요… 나의 나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게, 희망도 없이 사라져 가는구려. 기억해 주십시오, 제 목숨이 한낱 입김일 뿐임을.” 굳이 욥의 탄원이 아니더라도, 우리네 인생은 크고 작은 고통과 시련에 둘러싸여 있음을 우리는 체험으로 압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서 당신의 공생활을 막 시작하시던 무렵, 그 시대 사람들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첫 번째 제자로 삼으신 시몬의 경우 그 장모는 열병에 누워있는 상황이었고, 예수님의 치유를 보거나 들은 뒤, 온 고을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과 마귀 들린 사람들을 예수님께 데려온 상황을 통해 보자면, 그 시대 그 삶도 우리네처럼 ‘고통의 바다’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통은 죄에 따른 벌이라는 기계적 도식으로 우리 삶과 세상을 재단하고 이웃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어떤 연유로든 고통과 시련에 대면하고 있는 우리 삶이 예수님을 통해서 변화할 수 있음을 오늘 복음은 보여줍니다. 열병을 앓고 있던 시몬의 장모는 예수님 일행이 집 안에 들어왔을 때 누워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십니다. 그러자 그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고 복음서는 전해 줍니다. 누워서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던 병자가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다른 이들을 돕고 봉사하는 이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인생은 고역이라는 욥의 말처럼, 병고에 시달리던 시몬의 장모가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치유되고, 더 나아가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으로 변화된 것처럼, 우리도 이렇게 변화하라고 복음은 초대합니다.
그 변화를 더 극적으로 증명하는 예가 바로 바오로 사도입니다. 알다시피 바오로가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리스도인들을 잡아가고 박해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바오로가 예수님을 만나 변화된 이후, 오늘 2독서에서 보듯이,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라고까지 말하면서,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변화된 삶을 보여줍니다.
극심한 고통 한가운데를 통과할 때에는 받아들이기 쉽진 않지만, 우리 삶의 고통과 시련은 그 원인과 뿌리가 어디에서 연유되었든, 예수님의 십자가에 우리를 더욱 가까이 부르시는 하느님의 초대입니다.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변화하도록 우리를 불러주시는 초대입니다. 시몬의 장모가 변화되었던 것처럼, 사울이 변화되어 사도가 된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초대를 만나봅시다. 예수님의 십자가에 우리를 부르시고, 그를 통해 부활을 체험케 하는 하느님의 초대를 만나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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