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이야기] “좋은 아내를 가진 남편은 행복하다.”(시라 26,1) 이승엽 미카엘 신부(선교사목국 신앙교육부)
지혜문헌에서도 행복 선언이 발견됩니다. 지혜문헌이란 구약성경 분류 중 “시서와 지혜서”에 해당하는 욥기, 잠언, 코헬렛, 지혜서, 집회서를 말합니다.
“코헬렛”(Qoheleth, ‘회중, 모으다’)은 예전에 ‘전도서’라고 불렸습니다. 이 명칭은 중국어 성경에서 따온 것인데, 더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코헬렛”이라는 히브리어 이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집회서”는 “벤 시라”(Ben Sirach, ‘시라의 아들’)로도 불립니다. 이 책은 초대 교회 때부터 세례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공식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교회의 책’(Liber Ecclesiasticus)이라고 불렸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경에서는 “집회서”라고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원래의 이름 “시라”로 부르겠습니다.
지혜문헌에서는 행복의 조건으로 ‘지혜를 찾고, 주님의 계명을 지킬 것’을 이야기합니다(잠언 8,32.34; 시라 14,20; 25,7; 31,8; 34,15 참조); “행복하여라, 지혜를 찾은 사람! 행복하여라, 슬기를 얻은 사람”(잠언 3,13).
조건들을 통한 행복은 시편에서처럼 현실적인 이익과 연결됩니다(코헬 10,17; 시라 25,8; 26,1; 28,19 참조). 그런데 이에 덧붙여, 지혜문헌에서의 행복은 종말론적 동기부여와 연관되기도 합니다(지혜 3,13 참조).
• “좋은 아내를 가진 남편은 행복하다. 그가 사는 날수가 두 배로 늘어나리라”(시라 26,1).
여기서 “좋은”이란 말은 ‘신적인 사랑’(ἀγαθός)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가장 좋은 모습을 지닌 협력자, 곧 배우자가 나오는 창세기의 내용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람(Adam)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 (…) 사람(Adam)이 이렇게 부르짖었다. (…) ‘남자(man)에게서 나왔으니 여자(woman)라 불리리라’”(창세 2,18.23).
인간(Adam)은 여자(woman)의 존재로 인해 남자(man)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알맞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네게드]는 ‘앞에, 마음이나 생각이 함께 있는, 현존하는, 상응하는’이라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대적하거나 반대한다는 의미로 ‘맞은 편’(opposite)이란 뜻도 가집니다.
따라서 부부는 서로를 위한 귀한 존재, 함께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마음과 생각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대립하며 맞서는 관계가 되어 버립니다.
[2022년 1월 16일 연중 제2주일 의정부주보 11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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