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원 시인 / 푸르른 날
강 물결 위엔 햇살 물고기들 뛰어 놀아 더 푸르른 날 난 다시 한 마리 精子가 되고 싶네 비로도처럼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만나야 할 것 슬프도록, 만나고 난 후 화안하게 흩어지고 싶네 이렇게 푸르른 날엔 온 몸에 푸른 비늘이 돋네 아가미가 닫힐 때까지 헤엄을 쳐야지 살아있는 가장 눈부신 춤을 추어야지 저 물살 헤치고 햇살 물고기들도 헤헤 헤엄 치고 있네
배정원 시인 / 다시, 너에게
세 시간을 다른 테이블 대화만 엿들었다. 너는 끝내 너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세 시간이 一生 같았다 그래도 좋은 것이었다 엿들음과 엿봄만이 나의 全生이 된다 하더라도 세상은 언제나 치밀했다 내가 껴들 자리는 남겨두지 않았다 아직 이인칭이 가능할까? 지금은 일인칭과 삼인칭뿐이다 다시, 너에게 돌려줄 말이 남아있기나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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