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 시인 / 노래는 아무것도
폐품 리어카 위 바랜 통기타 한채 실려간다
한 시절 누군가의 노래 심장 가장 가까운 곳을 맴돌던 말
아랑곳없이 바퀴는 구른다 길이 덜컹일 때마다 악보에 없는 엇박의 탄식이 새어나온다
노래는 구원이 아니어라 영원이 아니어라 노래는 노래가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어라
다만 흉터였으니 어설픈 흉터를 후벼대는 무딘 칼이었으니
칼이 실려간다 버려진 것들의 리어카 위에 나를 실어보낸 당신이 오래오래 아프면 좋겠다
박소란 시인 / 주소
내 집은 왜 종점에 있나
늘
안간힘으로 바퀴를 굴려야 겨우 가닿는 꼭대기
그러니 모두 내게서 서둘러 하차하고 만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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