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복 시인 / 동백꽃 지는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시가 태어나듯이 바람과 바람 사이에서 꽃들이 기뻐하듯이 가슴과 가슴 사이에서 달이 떠오르듯이 절규와 절규 사이에서 종소리가 울리듯이 하늘과 땅 사이 천둥이 지나가듯이
-시집 <외박>에서
김수복 시인 / 썰물이 지나가는 진통
정박해 있는 배들은 묵묵폐경 아이를 낳지 못하는 무덤이다 양수가 터져 썰물 지나간 달빛 사이로 온통 하늘은 핏빛이다 선혈이 낭자한 자궁들이 노을의 배 위에 누워 새로 태어난 달을 바라본다 모두 젖이 말랐다 제 배 속을 빠져나온 달에게도 물릴 젖이 없다 진통이 다시 가시었다 갯벌이 탯줄을 내어 달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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