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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수익 시인 / ​​성냥개비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12. 3.

이수익 시인 / ​​성냥개비

 

 

가연성 유황분의 그 끝을

가볍게

그슷는다.

 

불이 튈 잠재를

비위처럼 건드린다.

 

확, 댕기는

점화의

시발.

 

이 순간은

아마

신도 바람을 모았을 것이다.

보다 머언 흐름을 위하여 강하江河는

파도를

되풀이해 보냈을 것이다.

나의 손이 아끼는

그 불꽃의 개안開眼의 위하여

 

사랑이여,

우리의 눈길이 마주치는 순간

외길로 교류하는 피의 감전을

그대는 또한 느끼는가.

 

 


 

 

이수익 시인 / ​​그리움에 기립(起立)하다

 

 

내 몸의 일부는 당신의 것이다

당신과 함께 나눈 음식,

내 영혼의 일부는 당신의 것이다

당신과 함께 나눈 대화,

 

당신은 달처럼

나도 달처럼

 

멀리 떨어져서 더욱 환히 보이는

생각,

푸른 추억의 빵 하얀 스푼

 

 


 

이수익 시인

1942년 경남 함안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야간 열차』 『슬픔의 핵(核)』 『단순한 기쁨』 『그리고 너를 위하여』 『아득한 봄』 『푸른 추억의 빵』 『눈부신 마음으로 사랑했던』 등이 있음. KBS에서 프로듀서로 활동, 라디오 부국장 역임. 한국시인협회상, 대한민국문학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 공초문학상, 육사시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수상. 협성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