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찬 시인 / 바람난 계절
나무도 눈맞추지 않는 계절
철철마다 다스웁게 매서웁게 살가웁게 차가웁게
바람은 지휘봉을 잡고 길 알려주는
얼굴 가리운 감독
만인에게 공평한, 기울지 않는 독선 참을 수 없는 유랑이 지구를 돌게 하는
안재찬 시인 / 자전거
페달 밟으면 눈이 트인다 해와 달 삽질한 산그늘 내린 밭이랑에서 수정알 구르는 소리 바람결 따라 부서진다 발목이 페달 길게 끌고 가면 어디서나 네 길은 열리고 쓰러지지 않는다 하늘에 안테나 높이 세워 한사코 가야 할 황톳길 등골나무 흰물결 숲을 지나 마지막 팔천 리 다윗 성곽 빛 좇아 주인 못 만나 풀 죽은 풀꽃 하나하나 이름 지어 생명록 올릴 적 녹색옷 입는 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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