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시인 / 달맞이 꽃
보름달 피는 밤 옥상 정원에 앉아 보름날 가신 아버지를 생각한다
보름달 옆에 두 개의 별 내 안에 늘 떠 있는 떠나간 핏줄 같다
달의 연한 빛을 닮은 달맞이꽃 그리움이 연해지도록 저 달을 기다렸나 보다
기다리는 내 맘처럼 보름에 한 번씩 날 찾아오시는 아버지
안쓰러워 밤 안으로 들어와 젖은 눈을 밝히신다
어둠을 밝히는 일이 세상사는 일이라고 젖어 사는 내게 오시나 보다.
이승용 시인 / 어찌 살든 내 몫
정찰기 한 대 가만히 날아가는 초저녁 해 떨어진 밤 인공위성 몇몇 별을 흉내 내고 있다
계절마다 길이 다른 별들은 어떻게 만나 어디서 이별을 하는지 오고 가는 별만큼이나 보내고 맞는 일은 살아서의 일 별처럼 빛나고 싶던 몸짓으로 별처럼 쓰러지고 싶던 몸짓으로 별처럼 쓰러지고 싶던 마음으로 우연이어도 좋아라 필연이어도 좋아라 궤도를 벗어나 끊어진들 이어진들 세상의 중심은 내 발아래 나를 세운 이곳 어찌 살든 내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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