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일반게시판

감동적인 전생수 목사님의 유언

by 파스칼바이런 2009. 11. 6.

감동적인 전생수 목사님의 유언

 

아직은 한창 일할 나이인 52세에 하느님의 부름을 받으신 전생수 목사님.

그런데 그의 죽음 후에 장례식에서 아들이 읽은 유서가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 유서는 죽기 1년전에 쓴 것이었다.

그의 삶은 전국 일간지인 모 신문 사설에 “두 원로 의사분과 한 목사님의 아름다운 말년”이라는 제목으로 독자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는 강원 강릉시 외곽의 교회에서 목회하다가 11년 전 충주 추평교회로 목회지를 옮겼다.

8개 마을에 노인 중심으로 주민 500여 명이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그는 교인 40여 명으로 소박하지만 알찬 교회를 일궈 나갔다.

그는 평소 ‘우리 안에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자’는 신앙으로 자신의 삶과 하느님의 진리를 일치시켜 나가려 했다.

소박하고 청빈한 삶을 살다 교회 강단에서 철야기도 중 뇌중풍으로 쓰러졌다.

 

그의 장기는 기증해 7명에게 새 생명의 빛을 선사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기 1년전 2004년 쓴 유언이 감동적이다.

 

“이 땅에 아무개라는 이름을 달고 산 지 쉰 한 해 되는 봄.

예수의 도에 입문한지 스물여덟 번째 되는 해에 유서를 쓰노라.

나는 스물 셋 되던 해에 예수의 도에 입문하여 늦은 나이에 학문을 접하며 좋은 스승들을 만났고 좋은 길벗들을 만나 여기까지 살게 된 것에 감사하노라.

나는 오늘까지 주변인으로 살게 된 것을 감사하고 모아 놓은 재산 하나 없는 것을 감사하고 목회를 하면서 호의호식하지 않으면서도 모자라지 않게 살 수 있었음을 감사하며 이 땅에서 무슨 배경 하나 없이 살 수 있었음을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 얻을 것도 없고 더 누릴 것도 없다는 것에 또한 감사하노라.

사람들의 탐욕은 하늘 높은 줄 모르며 치솟고 사람들의 욕망은 멈출 줄 모르고 내달리며,

세상의 마음은 흉흉하기 그지없는 때에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하노라. 이에 남은 이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노니,

첫째, 나는 치료하기 어려운 병에 걸리면 치료를 받지 않을 것인즉, 병원에 입원하기를 권하지 말라.

둘째, 나는 병에 걸려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어떤 음식이든 먹지 않을 것인즉 억지로 권하지 말라. 또한 내가 의식이 있는 동안에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를 꺼려하지 말라.

셋째, 내가 죽으면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알려 장례를 번거롭게 하지 말라.

넷째, 내가 죽으면 내 몸의 쓸모 있는 것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머지는 내가 예배를 집례 할 때 입던 옷을 입혀 화장을 하고,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고향 마을에 뿌려 주기를 바란다.

다섯째, 내가 죽은 뒤에는 나에 대한 어떠한 흔적도 땅 위에 남기지 말라.(푯말이나 비석 따위조차도) 와서 산만큼 신세를 졌는데 더 무슨 폐를 끼칠 까닭이 없도다.“

 

이런 혼탁한 세상에서 정말이지 소박하고, 청빈하게 살다가 간 이름 없는 한 목사님의 삶이 돋보인다. 대부분 사람들이 너나 할 것이 이름을 내고 싶고, 더 많은 소유를 갖고 싶고, 흔적을 끝까지 남기고 싶은 것인데, 전생수 목사님은 달랐다.

그의 삶은 남아 있는 우리들에게 얼굴을 못 들 만큼 부끄럽게 만들었다. 욕심에 찌들고, 명예에 찌들고, 속세에 찌 들린 우리들에게 진정한 목사가 누구인지, 이 시대에 지도자가 어떠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었다.

예수님의 무소유와 청빈의 삶을 살다간 그와 풍부 속에서 원망과 불만을 끊이지 않는 우리들과 너무 거리가 멀다.